국제 소식

일본 인구 감소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경제적 파장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로, 출산율 저하와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인한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2025년 일본 총인구는 약 1억2,500만 명으로, 2010년 대비 1,500만 명 감소했으며, 2060년에는 8,600만 명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인구 구조 변화는 일본 내수 시장 위축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에도 중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첫째, 제조업 및 부품 산업의 생산력 감소이다. 일본은 반도체, 자동차, 전자기기 부품 등 첨단 제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숙련 인력 부족과 인력 고령화로 인해 생산성 저하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도요타 등의 자동차 제조 대기업은 생산 라인의 자동화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초기 투자 비용 부담과 기술 숙련 격차로 단기간 내 완전 자율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둘째, 소비 시장 축소에 따른 글로벌 수출 전략 재편이다. 인구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일본 기업들은 전통적 수출 시장인 북미·유럽 외에도 동남아·인도·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동남아 지역에 스마트폰·가전 생산 기지를 확장하고 있으며, 니콘·캐논 같은 광학 기업도 인도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 중이다.

셋째, 물류 인프라와 해운 네트워크의 변화이다. 일본 항만의 화물량 감소는 인근 한국·중국 항만으로의 물동량 이전을 촉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항만공사는 자동화 및 디지털 물류 체계 도입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려 하지만, 글로벌 해운사들의 선호도는 여전히 물량과 가격 경쟁력에 달려 있어 쉽지 않은 과제가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 및 기업의 대응 전략이다. 일본 정부는 이민자 수용 확대, 여성·고령자 고용 활성화, 로봇 기술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통해 인구 감소 충격을 완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기업도 탈(脫)일본화를 추진하며, 제조 기지 다변화와 공급망 리쇼어링(Reshoring), 니어쇼어링(Nearshoring)을 병행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일본의 인구 감소는 단순한 국내 문제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향후 일본이 어떻게 혁신과 협업을 통해 핵심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동아시아·세계 경제에도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